여름밤

밤의 고요가 밀려왔다.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회색 지붕들은 서서히 여름밤 안개 속으로 잠겨 갔다.
제일 높은 산봉우리만이 여전히 푸른 하늘 속에서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었다.

- 이미륵의《압록강은 흐른다》중에서 -

* 이번 휴가는
지리산 칠선계곡 근처의 허름한 농가에서 보냈습니다.
산행에서 지쳐 돌아 오던 저녁 무렵, 동네 어귀에서
아스라히 피어 오르던 저녁 연기에
왠지 목이 메었습니다.
집 주인은 우리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치자빛 반죽을 개어 호박전을 부치고 있었지요.
그 날 우리 아이는 묵은지와 나물 반찬에 밥을 세 그릇씩이나
비웠습니다. 푸른 안개 속에 고요히 깊어 가던 그 여름밤,
오래도록 그리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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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12:48 2010/08/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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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가끔 제자를 시험한다.
그는 어떤 비밀을 한 제자에게 말하고,
또 다른 제자에게도 그 비밀을 말하고 나서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에게도 이것을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떤 제자들은 서로에게 비밀을
은밀히 이야기하게 된다. 이것으로 스승은
제자가 아직 더 큰 비밀을 간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스와미 라마의《히말라야 성자들의 삶》중에서 -


* '비밀'뿐 아니라 '작은 일'로도
스승은 제자를 이따금 시험합니다.
아주 작은 일을 맡겨놓고 그 일에 얼마나
열심히 충성하며 최선을 다하는가, 얼마나 감사하며
좋아서 하는가를 보고 더 큰 일도 맡기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믿음을 잃으면
비밀의 문도 닫히고 작은 일도 잃게 되지만,
믿음을 얻게 되면 그 어떤 비밀도 기꺼이
드러내고 더 큰 일도 믿고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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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09:34 2010/08/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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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선인장


그 분은 선인장을 매우 좋아했다.
언젠가 내가 물었다. "스와미지, 왜 그렇게
선인장을 좋아하십니까?" 그분이 답하셨다.
"난 가시가 가득하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그들이 꽃피우는 것을 볼 때
내게 큰 기쁨이 온다."


- 스와미 라마의《히말라야 성자들의 삶》중에서 -


* 사람도 선인장과 같습니다.
저마다 크고 작은 가시를 품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찌르기도 하고 스스로 찔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아파서 견딜 수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상처'로 꽃피워 있는 것을
어느 순간 발견하게 됩니다.
기쁨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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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09:24 2010/08/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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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엔 웃음꽃이 피고 사람마다 유쾌하다.
행복한 이를 그리려면 하루 종일 웃으며
그려야 한다. 아이를 그릴 때도,
나를 그릴 때도."
행복한 이의 표정을 담기 위해선,
담는 이부터 웃음을 머금어야 합니다.
그 속에서 일상의 황홀을 발견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김홍기의《하하미술관》중에서 -  


* 웃음을 머금고 인생의 그림을 그리세요.
걸을 때도, 일할 때도, 말할 때도 웃음을 머금으세요.
춥고 아프고 외롭고 괴로울 때도 웃음을 잃지 마세요.
웃음을 머금는 것이 곧 행복을 머금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도 행복과 기쁨이 솟아나지만
다른 이에게도 행복과 기쁨을
안겨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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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16:31 2010/08/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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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뜻

큰 뜻을 함께 하는
한 모임 안에서도 인격적 결함이나
미성숙으로 인해서 서로 간에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지곤 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갈등과 불행은
사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새삼 크게 공감하였다.


- 이남순의 《나는 이렇게 평화가 되었다》중에서 -


* 사심에도 방향이 있습니다.
오로지 자기 혼자만을 위한 방향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까지를 위한 방향이냐,
혼자만 잘 살자는 것이냐 함께 잘 살자는 것이냐...
아무리 '큰 뜻'도 끝내 혼자만을 위한 것이면
그저 사심에 머무는 것입니다. 진정한
'큰 뜻'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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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0 10:02 2010/08/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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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는 소녀

몽골의 유목민 마을에 가서 말을 탄다.
처음 타는 사람을 위해 고삐를 끌어주는데,
겨우 대여섯 살이나 됐을까 싶은 소녀다.
머리를 앙증맞게 두 갈래로 땋은 소녀는 말을 끌고
나풀나풀 초원의 구릉을 넘어 간다.
말과 나와 소녀는 혼연일체가 되어
초원속으로 묻혀버린다.


- 윤후명의 《꽃》중에서 -


* 말을 타는 유목민 소녀의 경쾌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대초원과 함께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누구에게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그림이 마음에 남아있게 마련입니다.
제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려보는것 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추억의 그림,
말타는 소녀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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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9 09:18 2010/08/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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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당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 간다.
명심하라.


- 법정의《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중에서 -


* 현재의 나의 모습은
순간순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듯합니다.
순간순간 나를 지켜 나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지만
꾸준히 자신이 꿈꾸고 이루고자 하는 모습을 쌓아 나간다면
자신도 모르게 성큼 발전되어 있는 자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간의 내가 나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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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15:05 2010/08/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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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집 안 공기 깨끗하게 만들기.
하루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를 시키자.
환기할 때는 맞바람이 불도록 마주보는 창문과
현관문을 모두 열어놓는 게 좋다.
장시간 환기가 어렵다면
2~3시간 간격으로 1~2분씩 환기해도 된다.
환기는 낮에 하는게 좋다.
밤에는 도시의 대기오염물질이 땅으로 가라앉으므로
오전 10시 이후 오후 9시 이전에 환기를 하자.


- 신근정의《고마워요 에코맘》중에서 -


* 집 안뿐만이 아니라
마음에도 이따금 환기가 필요합니다.
굳게 닫힌 일상의 창을 열고 새로운 공기를 마셔야 합니다.
산책도 좋고 음악, 여행, 봉사, 그 어떤 것도 좋습니다.
주기적으로 해서 차츰 습관으로 만들면 더 좋습니다.
그래야 기분전환도 빨라지고 마음도 맑아집니다.
발상도 전환돼 어제까지 큰 문제였던 것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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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9:33 2010/08/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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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흰 구름

보들레르처럼 저도 구름을 사랑했지요.
사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구름은 내게 와서 나의 벗이 되어 주었습니다.
내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다음에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때도
내가 보고 싶은 건 바로 너,
파란 하늘과 흰 구름.


- 최영미의 《화가의 우연한 시선》중에서 -


*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눈물을 닦으며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여전히 파란 하늘, 군데군데 흰구름이 떠 있습니다.
"힘을 내, 친구야! 변함없는 너의 벗이 되어줄게!"
흰구름이 친구가 되어 말을 합니다.
다시 두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더이상 친구의 얼굴도,
흰구름도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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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5 09:08 2010/08/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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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기만 해도

마음 맞는 벗들이 한자리에 모여
허물없이 흉금을 털어놓는 광경은 참 아름답다.
아무 속셈도 없다. 굳이 말이 오갈 것도 없다.
바라보기만 해도 삶은 기쁨으로 빛나고
오가는 눈빛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친다.


- 정민의《미쳐야 미친다》중에서 -


* 하긴, 행복이 별 게 아닙니다.
마음 맞는 벗들과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바라만 보아도 좋은 것,
그게 바로 행복입니다.
어제처럼,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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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4 09:40 2010/08/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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