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본 한국역사 (큰스승함석헌깊이읽기1)


출판사 서평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왜 우리 역사가 고난의 역사의 길을 걷게 됐느니 또 왜 우리는 반드시 통일을 이룩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삼국시대부터 6,25 사건 까지의 우리의 감동적인 역사를 우리의 마음에 열렬히 호소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의 단점에 대해 적고 있다. 우리 역사의 고질이 된 당쟁으로부터, 우리에게 진지함과 깊음이 없음을 설파하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사상이 없다. 우리 민족을 이끌고 우리 민족을 하나로 엮어주는 참다운 국민 정신, 민중 정신이 없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비극이다. 함석헌 선생은 이렇게 참다운 씨 의 정신이 사라진 이유를 찾고 있다. 또한 함석헌 선생님의 글은 한국 문학사중 명문장중에 명문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나 대학 논술대비 수험생에게도 좋은 필독서가 될것이다.

목차
1부 새로 고쳐 쓰는 역사
1. 인생과 역사
2. 사관
3. 종교적 사관
4. 세계역사의 테두리
5. 한국역사의 기초
6. 지리적으로 결정된 한국역사의 성질
7. 한국 사람
2부 올라오는 역사 내려가는 역사
8. 당당한 출발
9. 열국시대의 모밭
10. 풀무 속의 삼국시대
11. 다하지 못한 고려의 책임
12. 궁예.왕건이 그린 나라
13. 깨어진 꿈
......
3부 났느냐 났느냐 났느냐
17. 수난의 오백 년
18. 중축이 부러진 역사
19. 쓸데없어진 세종의 다스림
20. 무너진 토대
21. 의인의 피
21. 의인의 피
22. 회칠한 무덤
23. 살인의 역사
......
4부 고난에 뜻이 있다
34. 생활에서 나타나는 고민하는 모습
35. 고난의 의미
36. 역사가 지시하는 우리의 사명
37. 역사가 주는 교훈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

왕중추 저 / 허유영 역 ㅣ 올림


목차

추천의 말 디테일, 나와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
2판 서문 디테일로 무장하라
초판 서문 디테일이 성패를 좌우한다

1장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부른다
-디테일을 무시한 엄청난 대가
1. 이력서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는 사람이...
2. 한순간에 무너진 공룡은행 베어링스
3. 50억분의 1 때문에 좌절된 수출
4. 에릭슨을 몰락시킨 T28 핸드폰
5. 한 끼 식사가 몰아낸 거액의 투자
6. 줄을 잇는 민간기업들의 실패 원인

2장 낮게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디테일의 위력
1. 쌀가게에서 이룬 기적 -디테일은 일종의 창조다
2. 찻물 따르는 노인 -디테일에도 내공이 필요하다
3. 그는 어떻게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을까 -실력은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4. GE 승진시험의 셰익스피어 문제 -디테일은 예술이다
5. 섬세함의 마력 -기회는 디테일 속에 있다
6. 기계가 멈춰도 돈은 벌 수 있다 -고효율은 디테일 속에 있다
7. 판매왕 조 지라드의 생일 꽃다발 -디테일이 판매를 좌우한다

3장 파산하는 업종은 없다. 파산하는 기업이 있을 뿐!
-사활을 결정짓는 디테일의 차이
1. 지하철 2호선과 1호선의 차이
2. 룽화지가 KFC에 밀린 이유
3. 월마트의 성공과 ...케이마트의 파산
4. 미국 자동차를 따돌린 일본 자동차

4장 중요한 것은 담력이 아니라 뇌력腦力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디테일
1. 시장은 갈수록 세분화한다 -살길은 전문화뿐
2. 팔아도 남는 게 없다? -박리다매 시대의 성공 비결
3. 남들도 금방 따라온다 -동질화에는 인성화로 대처하라
4.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디테일에 목숨을 걸어라

5장 제아무리 큰일도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먼저 마인드를 바꿔라
1. 총리 노릇이 이장 노릇보다 쉬울까
2. 닭을 잡을 때에도 소 잡는 칼을 써라
3.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는다
4. 일은 세심하게 생각은 대범하게
5. 개인의 자질이 높아져야 전체의 수준이 향상된다
6. 전략은 디테일로 시작해서 디테일로 끝난다

6장 디테일한 것이 모여 위대한 성과를 이룬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1. 목표는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다 -목표의 디테일
2. 문제는 언제나 디테일에서 비롯된다 -정책결정의 디테일
3. 디테일을 한없이 사랑하라 -리더십의 디테일
4. 1분 1초를 통제하라 -실행의 디테일
5. 모든 관리를 데이터화하라 -관리의 디테일
6.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안정기의 디테일

7장 관리는 물고기를 요리하듯
-공공관리에 지나친 것은 없다
1. 안전관리에 사소한 것은 없다 -예고된 대형사고
2. 중복투자 도대체 언제까지? -정부 정책결정의 디테일
3. 정부는 과연 변화했는가 -디테일에서 서비스의 질이 나타난다
4. 투자자의 눈은 어디를 향하는가 -도시 경쟁력을 키워라
5. 국력은 올라가는데 경쟁력은 떨어진다? -소홀히 할 수
없는 디테일들

부록 1. 경영자가 꼭 해야 할 일
2. 네티즌과의 대화
저자후기 디테일을 화두로



택리지
이중환 저 ㅣ 을유문화사


출판사 서평

인문지리학적 관점에서 씌어진 최초의 지리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지리서로 평가받는 <택리지>는 「팔도총론」에서 지리와 인문의 상관 관계, 즉 자연 지역과 문화 지역이 서로 깊은 관련성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리서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복거총론」의 사회적 입지 조건을 다룬 '인심' 편은 조선 시대 후기 당쟁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개정판 <택리지>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환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이루어진 조선 후기 몰락한 사대부의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 라는 <택리지>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 의식. 이를 <택리지>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조망하고 있다.
사대부의 신분이 농, 공, 상으로 달라지게 된 원인과 내력을 서술한 「사민총론」으로 시작하여, 산줄기나 하천을 중심으로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의 여덟 지역으로 나눔과 동시에,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생활양식을 파악하여 생활권 단위로 지역을 구분, 전통적인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살핀「팔도총론」과 지리, 생리, 산수, 인심이라는 입지 조건을 들어 이상적인 '가거지可居地'를 논한 「복거총론」, 사대부가 벼슬길을 얻지 못하면 山林으로 돌아가 파묻혀 있는 것이 고금에 통하는 말이지만, 그럴 수 없는 조선 후기의 상황을 언급하는 등 사대부의 삶을 전망한 「총론」으로 이루어진 촌락 입지론 <택리지>는, 자연지리적 지식뿐만 아니라 지역과 인물, 인간의 생존과 자연 환경을 결부시켜 사대부의 이상향을 찾아서, 그러나 찾을 수 없었던 현실의 조망을 통해 당시 급변하던 조선 후기 사회를 읽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 - 원하는 것을 가져도 늘 부족한 사람들의 7가지 심리 분석
로리 애슈너 저 / 조영희 역 ㅣ 에코의서재


목 차

머리말 - 만성 불만족 증후군에 대처하는 법

1. 나는 왜 만족을 못하는가 ― 채울수록 부족한 소유와 만족의 딜레마
만족은 왜 성취와 무관한가
부족한 1%를 채워주는 자기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말 필요한 것인가
자신을 감추는 사람들
얼마나 더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도저히 만족할 수 없을 때 필요한 것
마음훈련

2. 나는 왜 꿈을 따르지 않는가 ― 목표 앞에서 주저앉은 자포자기 우울증
목표 앞에서 주저앉는 이상 심리
자포자기 우울증의 실체
스스로 만족을 포기하는 이유
꿈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습관들
마음훈련

3. 나는 왜 제짝을 찾지 못하는가 ― 상대방의 결점을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별'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정체성이 약할수록 완벽한 상대를 찾는다
열정인가, 편집증인가?
엉뚱한 곳에서 사랑을 찾다
제짝을 찾을 때 필요한 것
마음훈련

4. 나는 왜 주는 만큼 받지 못하는가 ― 희생양 콤플렉스
왜 항상 베풀기만 하는가
가족의 영웅으로 자란 아이
과거의 상처, 현재의 문제
과거는 재발한다
통제라는 뿌리 깊은 욕구
아무리 베풀어도 충분하지 않은 이유
마음훈련

5. 나는 왜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 남을 믿지 못하는 강박적 자기의존증
범불안장애 증상
지나친 경계심이 불안을 부른다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함정
상처를 가리기 위한 자기의존증
세상에 믿을 사람은 오직 나 하나
과도한 책임감과 자기의존증
때로는 나약함도 필요하다
마음훈련

6. 나는 왜 행복이 오래가지 않는가 ― 기쁠 때 찾아오는 기분저하증
기분저하증과 우울증의 차이
만성 우울증의 근원
스스로 고통을 택하는 사람들
행복하면 불행해진다는 믿음
부정적인 것이 가져오는 일상의 소모
행복을 가로막는 시나리오
마음훈련

7. 나는 왜 항상 지루하고 불안한가 ― 실패에 대한 심리적 방어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착각
권리를 빼앗긴 아이는 경쟁력이 없다
지루함과 불안에 대한 진실
근심에 대한 방어, 지루함
항상 대접받기를 바라는 사람
아무리 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마음훈련

8. 나는 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가 ― 만성 불안증을 낳는 비교 콤플렉스
생애 처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밝혀서는 안 되는 가족의 비밀
나만 다르다는 두려움
남을 통해 나를 보는 비교 심리
비교의 덫에 갇힌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마음훈련

9. 만족을 향하여 ― 변화와 성장을 위한 지침


나를 이기는 힘, 평상심
장쓰안(張世安) 저 / 황보경 역 ㅣ 샘터사


목 차

머리글 나를 이기는 힘, 평상심

Chapter 1. 행복을 부르는 평상심
양날의 칼, 욕망 길들이기
순도 100%의 알짜만 상대하라
교훈을 얻을 때까지 실패는 거듭된다
긍정의 씨를 뿌리고 끈기의 열매를 거두라

Chapter 2. 성공을 부르는 평상심
부자가 되려면 사람을 공부하라
작은 것과 큰 것을 바꾸지 마라
생존과 발전의 열쇠 찾기
조직은 인간이다

Chapter 3. 사람을 부르는 평상심
상대를 높이는 것이 나를 높이는 것
사랑, 그 미묘한 줄다리기

TIP ·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평상심의 기술
No.1 This is life!
2 행복의 정복
3 심리 테스트 · 나는 어떤 사람일까
4 성공적인 삶을 위한 체크리스트
5 조직을 움직이는 10가지 법칙
6 부자의 좌우명
7 CEO가 싫어하는 직장인 유형 13
8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 … 이직移職의 요건
9 ‘나’를 ‘우리’로 만드는 화학식
10 남자의 결혼, 여자의 결혼

나를 이기는 힘, 평상심



공무도하 (양장) :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1)
김훈 저 ㅣ 문학동네


출판사 서평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님아 강을 건너지 말랬어도
기어이 건너려다 빠져 죽으니
어찌하랴 님을 어찌하랴
_여옥의 노래

멀고 아득한 것들을 불러서 눈앞으로 끌어오는 목관악기 같은 언어를 나는 소망하였다. 써야 할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나는 오랫동안 겉돌고 헤매었다. 그 격절과 차단을 나는 쉽사리 건너갈 수 없었다. 이제, 말로써 호명하거나 소환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을 터이고, 나의 가용어(可用語) 사전은 날마다 얇아져간다.
(……)
제목으로 정한 공무도하(公無渡河)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麗玉)이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이제 옛노래의 선율은 들리지 않고 울음만이 전해오는데, 백수광부는 강을 건너서 어디로 가려던 것이었을까.
백수광부의 사체는 하류로 떠내려갔고, 그의 혼백은 기어이 강을 건너갔을 테지만, 나의 글은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그 옛노래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그 사내의 뒷모습을 떠오르게 했는데, 들리지 않는 옛노래의 선율이 나의 연필을 이끌어주기 바란다._‘연재를 시작하며’

5월 1일 첫 일일연재를 시작하며 작가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는 또한,
“약육강식은 모든 먹이의 기본 질서이고 거대한 비극이고 운명이다. 약육강식의 운명이 있고, 거기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이 있다. ‘공무도하가’는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노래이다. 나는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라 밝혔었다.
“말로써 호명하거나 소환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을 터”이고, 그의 “가용어 사전은 날마다 얇아져간다”고 했지만, 그의 책상 위에 쌓인 지우갯가루는 매일같이 높아져갔고, 그렇게 5개월, “멀고 아득한 것들을 눈앞으로 불러왔던” 긴 노래는 끝이 났다.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김훈은 삼십 년 가까이, 작가이기 전에 기자였다. 2003년 1월 퇴직하며 마지막으로 기자생활을 한 한겨레신문에서, 작가는 사회부 기동취재팀 소속으로 종로경찰서를 출입하는 ‘종로2진’이었다. 기자는, 아침마다 ‘캡’에게 전화를 걸었다. “캡이세요? 김훈입니다. 지금 종로경찰서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이러저러한 일이 있는데, 이를 기사로 써보겠습니다. 몇매를 보내면 될까요?” 그리고, 마감시간에 한 번도 늦는 법이 없이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기사를 팩스로 송고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술집골목에는 밤마다 지식인, 예술가, 언론인들이 몰려들어 언어의 해방구를 이룬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논하며 비분강개하는 것은 그들의 오랜 술버릇이다.
그 술집골목 한복판에 '라파엘의 집'이라는 시설이 있었다. 참혹한 운명을 타고난 어린이 20여명이 거기에 수용되어 있었다. 시각. 지체. 정신의 장애를 한몸으로 모두 감당해야 하는 중복장애 어린이들이다. 술 취한 지식인들은 이 '라파엘의 집' 골목을 비틀거리며 지나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동전 한 닢을 기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라파엘의 집'은 전세금을 못 이겨 2년 전에 종로구 평동 뒷골목으로 이사갔다.
'라파엘의 집' 한 달 운영비는 1200만원이다. 착한 마음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 1천원이나 3천원씩 꼬박꼬박 기부금을 내서 이 시설을 16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후원자는 800여명이다. '농부'라는 이름의 2천원도 있다. 바닷가에서 보낸 젓갈도 있고 산...골에서 보낸 사골뼈도 있다. 중복장애 어린이들은 교육이나 재활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안아주면 온 얼굴의 표정을 무너뜨리며 웃는다.
인사동 '라파엘의 집'은 술과 밥을 파는 식당으로 바뀌었다. 밤마다 이 식당에는 인사동 지식인들이 몰려든다.
황사바람 부는 거리에서 전경들이 점심을 먹는다. 외국 대사관 담 밑에서, 시위군중과 대치하고 있는 광장에서, 전경들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밥을 먹는다. 닭장차 옆에 비닐로 포장을 치고 그 속에 들어가서 먹는다. 된장국과 깍두기와 졸인 생선 한 토막이 담긴 식판을 끼고 두 줄로 앉아서 밥을 먹는다. 다 먹으면 신병들이 식판을 챙겨서 차에 싣고 잔반통을 치운다.
시위 군중들도 점심을 먹는다.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준비해 온 도시락이나 배달시킨 자장면을 먹는다. 전경들이 가방을 들고 온 배달원의 길을 열어준다. 밥을 먹고 있는 군중들의 둘레를 밥을 다 먹은 전경들과 밥을 아직 못 먹은 전경들이 교대로 둘러싼다.
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한 거리의 식당에서 기자도 짬뽕으로 점심을 먹는다. 다 먹고 나면 시위군중과 전경과 기자는 또 제가끔 일을 시작한다.
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만이 각자의 고픈 배를 채워줄 수가 있다. 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시위현장의 점심시간은 문득 고요하고 평화롭다.
황사바람 부는 거리에서 시위군중의 밥과 전경의 밥과 기자의 밥은 다르지 않았다. 그 거리에서, 밥의 개별성과 밥의 보편성은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세상의 모든 밥이 그러할 것이다.
김훈 기자 hoonk@hani.co.kr

기자 김훈의 기사는 현장성이 살아 있고, 간결하고 함축적이었으며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호소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았으나 그 관조적인 전달은 백마디 호소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5개월간의 긴 노래 [공무도하]는 작가로서보다 기자로서 더 많이 살아온 김훈이 기자의 눈으로 보고, 작가의 손끝으로 풀어낸 우리 삶의 이야기다. 그의 첫 장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과 단편들을 제외하면 그는 언제나 과거 안에서 현재를 이야기해왔다. 이제 그가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많은 기사가 그래왔듯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나, 무심히 옮겨놓은 듯 보이는 그 배경과도 같은 풍경 안에서 새로운 인물들, 새로운 이야기―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인―가 태어난다.

문정수 한국매일신문 사회부 기자.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소년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십 년 전 군인으로 복무했던 해망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해망방조제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해망방조제 도로 개통, 해망 해저 고철 인양사업 등을 계속 취재하며 해망과의 질긴 인연을 이어간다.

노목희 지방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창야중학교의 미술교사로 있다가 가끔 만나던 선배인 장철수가 창야에서 사라진 다음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와서 출판사에 근무한다. 가끔 문정수가 야근을 마친 새벽에 찾아와 혼자 중얼거리듯 늘어놓는 세상의 이야기들을 들어준다.

장철수 창야에서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후에도 노학연대 근처를 서성대다, 경찰서에 연행되어 노학연대 집행부 일급 수배자들의 은신처를 자백하고 풀려난 뒤 해망으로 떠난다. 후에와 함께 물밑 펄에 널려 있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 들이 쏟아낸 포탄 껍질과 탄두를 건져올려 팔며 살아간다.

박옥출 서울 서남소방서 인명구조특공조장 소방위. 캐피털백화점 화재현장에서 귀금속 매장의 보석과 금붙이 들을 빼돌리고 육 개월 후 신장병을 이유로 소방서에서 퇴직한다. 그후 해망으로 가서 해저 고철 인양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전무이사가 된다.

오금자 남편과 이혼한 후 치매 초기증세를 보이는 어머니에게 어린 아들을 맡기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가 식당에서 일하다, 텔레비전 뉴스로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다. 그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지내다 방천석을 만나, 그의 가옥과 농경지의 관리를 맡기로 하고 장철수, 후에와 함께 해망 방천석의 집에서 지낸다.

후에 베트남의 산간농촌에서 태어나 물밑에서 해초를 건져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다, 결혼중개회사를 통해 최인수와 결혼하여 한국으로 온다. 하지만 최인수가 별거중인 전처가 낳은 아들 둘의 양육과 갯벌일, 밭일을 요구하자 가출하여 장철수와 함께 물밑 고철을 건져올리며 살아간다.

이들이 모여들어 또다른 사건들을 만나게 되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인 ‘해망’은, 어쩌면 서울 변두리 어느 동네의 이름일 수도, 강원도의 어느 산속마을의 이름일 수도 있다. 그 여러 ‘해망’에는 또다른 문정수와 박옥출과 장철수와 노목희와 오금자와 후에가 강 건너 저편으로 가지 못하고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950매의 짧지 않은 이 노래는, 결국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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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09/12/20 23:47 2009/12/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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