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 소식

속담에는 세상을 깨우치는 이야기가 많다.
어떤 노인이 죽어 염라 대왕을 대하고서 "저승에 데려올 테면 진작 알려 주었어야
하지 않고!" 하고 항의하였다.
  그러자 왕이 "내가 자주 알려 왔노라. 너의 눈이 점점 침침해진 것이 처음 소식이었고,
귀가 점점 어두워진 것이 두 번째 소식이었으며, 이가 하나씩 빠진 것이 세 번째 소식
이었노라. 그리고 너의 몸이 날로 쇠약해진것으로써 셀 수도 없이 많이 소식을
전해 왔노라" 하였다.
  이 이야기가 노인을 위한 것이라면, 젊은이를 위한 것도 있다.
  한 소년이 또한 염라대왕에게 항의하였다.
  "저의 눈과 귀가 밝고 이도 튼튼하며 온몸이 건강합니다. 왕은 어찌하여 저에게는
소식을 미리 전하지 않았습니까."
  왕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대에게도 소식을 전해 왔으나 그대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로다.
동쪽 마을에 나이 사오십이 되어 죽은 사람이 있지 않던가. 그밖에 열 살 미만이나
두세 살 젖먹이로 죽은 이도 있지 않았던가. 어찌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하는가."

  날쌘 말은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내달린다. 송곳이 살갗에 꽃혀서야 알아채는 것은 둔한 말이다.

  아, 애석한 일이다!

- 山色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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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11/04/03 20:03 2011/04/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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