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관 머리에 쓰고
꽃술 저고리 걸치고
아홉 폭 무지개 치마 걸쳐 입으니
어디선가 피리 소리 들려와 퍼지는구나.
비췻빛 구름 사이로
용 그림자,
말 울음소리,
넓은 바다에 반짝이는 달빛
나는야
님 만나러 가는 길이란다.
- 이경혜의《스물 일곱 송이 붉은 연꽃》에 실린
허난설헌시 <선녀의 나들이>(전문)중에서-
* 꽃길이 따로 없습니다.
님 만나러 가는 길이 꽃길입니다.
모든 시름 내려놓고 꽃술 저고리 자락 휘날리며
날아갈 듯 달려갑니다. 님이 아니면 이 순간이 어찌 있겠어요?
님이 있기에 님을 만나러 가는 길도 있고,
별빛에 퍼지는 피리 소리도 있습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