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야 귀한 찬거리도 아니지만,
초등학교 시절, 내 소원 중의 하나는 매일
도시락에 계란말이를 싸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김칫국물로 범벅이 된 도시락을 시큼한 기분으로 먹었던 일,
염소똥 콩자반, 고추장에 단무지나 비틀어진 장아찌 조각,
잘해야 멸치볶음이나 구운 김을 맛볼 수 있었던
궁핍의 기억은 비슷한 시절을 살아왔던
이들에겐 모자이크처럼 얼룩진
공유의 추억이리라.
- 민혜(신혜숙)의《장미와 미꾸라지》중에서 -
* 계란말이 반찬 하나면
정말 행복해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궁핍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입니다.
그때에 견주면 지금은 훨씬 많이 풍요해졌지요?
그러나 정신의 궁핍, 마음의 궁핍은 그때보다
더한듯합니다. 순박함과 인정은 사라지고
마음들이 더 각박해지지는 않았는지
부끄럽게 되돌아보게 됩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