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꼬와 준이는 후지산을 보는 것을 그만두고 풀밭에 앉아
바랭이풀의 홰기를 뽑아 꽃비녀를 만들었다. 바늘처럼
쭉 뻗은 홰기 끝에 가실가실한 꽃줄기가 너댓 개씩
피어 있다. 그것을 한 가닥씩 찢어 송두리째
떼어 내지 말고 껍질을 붙여 늘어뜨리면
달랑달랑 줄기 끝에 귀엽게 달린다.
풀로 만든 꽃비녀를 머리에 꽂고
고개를 흔들면 곱다.
"준아, 예쁘지?"
- 권정생의 《슬픈 나막신》중에서 -
* 꽃비녀! 예쁘고 말고요.
꽃비녀도 예쁘지만 꽃비녀에 달린 사랑의 추억도
아름답습니다. 달랑달랑 줄기 끝에 매달려 그녀의 머리에
꽂힌 꽃비녀의 아름다움이 어찌 후지산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그냥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