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색깔을 지녔으면서도
향기로 주위를 끌려고 하지 않는 소박한 제비꽃.
그러나 그 긴 겨울 추위를 용케도 견디고 아직 사방이
찬바람 소리로 가득할 때, 햇빛이 잠시라도 머무는 양지쪽이면
어느 풀잎보다 먼저 잎을 내고 꽃 피우는 그 모습은
봄마다 나를 눈물겹게 한다. 그리고 게을러지는
나의 생활에 채찍을 가차 없이 가한다.
- 권오분의《제비꽃 편지》중에서 -
* 도시에 사는 저에게 제비꽃은
이제 하나의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지천에 피어나던 제비꽃,
언덕따라 능선따라 무더기 무더기 피어나 얼어있던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던 제비꽃... 그 어떤 꾸밈도 화려함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안겨주던 제비꽃이
이젠 봄이 와도 주변에선 찾아 보기조차 힘든
귀한 꽃이 되어 아쉽습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