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가을이었다. 연이은 태풍으로 일본 아오모리현의 사과가 90% 정도 떨어져 버렸다. 애써 재배한 사과가 90%나 팔 수 없게 되자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들은 기운을 잃고 한탄과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이 때에도 결코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면서 말이다. 사과가 다 떨어져서 팔 수 없게 되었는데도 그 사람은 왜 괜찮다고 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떨어지지 않은 나머지 10%의 사과를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으로 팔자. 1개당 1만원에.”
조금은 엉뚱하지 않은가? 그런데 보통 사과 가격의 10배 이상 비싼 그 사과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 때문에 특히 수험생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태풍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90%의 사과를 의식하지 않고,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를 보았던 것이다.
이것은 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시점이 바뀌면, 인생의 국면이 순식간에 바뀌게 된다.
태풍에 떨어진 사과. 이것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움직일 수 없는 하나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자유이다. 우리는 하나의 사실을 ‘가능하다’라는 전제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불가능하다’라는 전제하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 하나는 ‘어떻게 해내느냐.’의 문제는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앞에서 언제나 그 해답이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