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김장독

올해도 나는 김장김치를 담지 않았다.
"김장독 깨끗이 씻어서 뒤뜰에 묻어 놓았습니다.
맛있는 김장김치 나누어 먹읍시다. 뒤뜰에 빈 김장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안부로 전화를 한 지인들이 어찌 그냥 지나치고 말겠는가.
며칠 후면 항아리에 이 집 저 집의 정성이 담긴 김치들로
채워지고 서로 섞이며 익어서 색다른 맛으로
익어 가는 것이다.


- 박남준의《박남준 산방 일기》중에서 -


* 산방에 묻혀 검박하게 사는
한 시인의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서로에 대한 따뜻한 우의와 배려의 기초가 탄탄해야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이겠지요. 빈 김장독에 담겨 익어가는 것은
오로지 김치뿐만이 아닙니다. 훈훈한 정이 담기고,
웃음이 섞이고, 행복의 맛이 익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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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07/08/28 09:56 2007/08/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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