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이 그립지만...



지금 3-40십대 직장인은 월 급여에서 꼬박꼬박 세금처럼 떨어져 나간 “재형저축”이라는 상품을 기억할 것이다. 이놈은 월급에서 공제되는 제 1순위였다. 그러나 이런 폐단(?)에도 불구하고 몇년 동안 강제로 모아준 목돈을 가지고 집도사고 승용차도 살 수 있었다( 못 믿으시겠지만 그시절에는 정말 그랬다. 좋은 시절이었다). 지금 그런 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불티나게 팔리겠는가? 비과세 일뿐더러 안전하게 고수익을 보장하는......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은 상품이다.



지금도 그런 상품이 있을까?



요즈음 연일 매스컴에서 예찬론(?)이 한창인 적립식 투자신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재형저축에는 비할수 없지만 먼 훗날 이런 효자 노릇을 할 금융상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현재 가입자나 가입금액에 제한없이 모든 금융기관에서 한 두가지 상품을 판매(운영사는 따로 있고 금융기관은 판매만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고 있다.



여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어느 운영사 광고카피처럼 실적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상품을 2003년 1월초 가입하여 12월 말일자로 환매(해약)했다면 1년 수익율이 무려 35%에서 50%를 넘어 재미를 톡톡히 보았을 것이다. 참고로 여러분에게 필자가 가입한 모투신의 적립식상품의 수익을 공개하면 2003년 6월초에 가입하여 현재 연환산 수익율 무려 49%에 달하고 있다. 저의 노하우는 장 마감 후 종합주가지수를 보고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지수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생각이 들면 10만원씩 투자하는 것이다. 적립식상품을 비롯한 펀드상품은 업종 대표 우량주에 투자하고 있어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지수를 보고 투자해도 무리가 없다. 작년 상황만 보면 당신이 연리 5%를 확정적으로 주는 1년만기 정기적금에 넣었다면 배가 아파도 무지 아팟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가입하면 늦지 않을까 ?



그럼 올해도 아니 지금 가입해도 작년과 같이 기대해도 좋은 것인가? 이 부분은 어떤 전문가도 답하기 힘들다.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가진 투자신탁상품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없을 뿐 더러 무의미하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입증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적립식 투자신탁 상품은 조금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이다. 이 상품의 역사는 적어도 50년 이상 유지되어온 상품일 뿐더러 소위 금융전문가들도 이해하기 난해한 금융공학을 이용하여 만든 상품이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도 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바로 정액매입법, 정액분할투자법(Dollar Cost Averaging)이라 부르는 것인데 투자자금을 여러 시점에 나누어서 분할 매수하여 위험을 낮추는 투자전략인 것이다. 마치 정기적금처럼 매월 같은 날짜에 같은 금액을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이 투자법에 대하여 주식투자로 세계2위(1위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의 갑부가 된 워렌 버핏의 스승이자 투자기법의 아버지라 칭송받는 벤저민 그래이엄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펀드매니저가 이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책상에 바이블처럼 꽂혀있는 책으로 유명하다)에서 다음과 같이 인용하고 있다



“정액매입법 전문가인 루실 톰린슨은 다우지수 편입종목들을 1929?1952년까지 23년 동안 정액매입법으로 투자한 결과를 10년단위로 발표했다. 23차례 정액매입을 한 결과 일시적인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제외한 평균수익은 21.5%였다.”



지금부터 50년전에도 입증된 투자기법인 것이다. 그러나 이 상품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주식을 사기만 하면 사정없이 떨어지듯이 지금부터 수년간 마냥 떨어진다면 이 상품도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 우수성이 입증된 상품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조변석개하는 시장에서 수 십년동안 꼬박꼬박 일정한 금액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비현실적이기도 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기에 적립식 투자신탁 상품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이다



기다릴 수만 있다면 Good입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적립식투자신탁상품도 원금의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율과 안정성은 반비례한다. 리스크를 떠안지 않으면 프리미엄도 없는 것이다. 본전과 이자 생각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이 상품에 가입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인에게 있어서 스트레스는 금전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공공의적’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장기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금 투자한 이 돈은 나의 은퇴시기에 사용하기로 스스로 다짐하고 증시가 출렁거린다 하더라도 먼 훗날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매일 인터넷뱅킹에서 계좌조회를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게임 중에는 돈을 세지 말라는(Don’t count your money at the table) 팝송가사도 있지 않은가. 1,2년만기 금융상품 중 안전하고 수익 높은 상품은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리고 명확한 자기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20대 초년직장인의 경우 결혼자금, 30대의경우 주택마련자금, 자녀의 교육자금, 40대의 경우 은퇴 후 노후자금 같은 목표을 가지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할 뿐 아니라 차곡차곡 나의 목표에 다가간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펀드를 고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다리품이나 팔품을 팔아서 습득되는 내용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좋은 펀드는

1.장기적으로 운영되고

2. 과거의 성과가 이해가능하며

3.고객의 자산이 잘 분산되어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운영회사의 요건으로는

1.명확하고 투명한 투자철학

2.높은 윤리성으로 무장된 경영진

3.운영인력의 높은 자질 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지금 가입해도 늦지 않다



결론적으로 적립식 투자 상품은 고도의 금융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계산된 상품이 아니면서도 적어도 수십 년간 장기투자자에게 사랑받아온 상품이며 선진국에는 노후연금이나 퇴직연금에 투자하여 성과를 탁월하게 내고 있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빨리 빨리” 단기에 수익을 내겠다는 조급증만 없다면 저금리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목돈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투자대안이 될 것이다. 종자돈이 있어야 진정한 투자가 가능하지 않은가



진짜로 모으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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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04/03/31 09:34 2004/03/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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