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재테크, 걱정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



예전에 은행에서 근무할 때 우리 지점에 40억 정도의 개인예금을 하신 분이 있었다. 40억이라고 하면 지금도 어마어마한 돈이지만, 그 때만해도 지점장이 맨발로 뛰어 나와 맞이를 해야 할 정도로 큰 금액이었다. 은행거래는 아내가 했는데, 남편은 미국 교수로 재직 중이고 두 자녀가 미국 유학중이라 한국에는 혼자 남아 살고 있었다. 부모를 잘 만나 물려 받은 재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여느 부자 답지 않게 소박했고, 인정도 많으신 분이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언제나 그 삶이 유쾌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돈이 많기 때문에 즐겁겠구나 생각했지만, 차차 그분을 겪어가면서 즐겁게 살기 때문에 부(副)가 따라오는거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큰 부자들 중엔 말 못 할 고민이나 걱정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분의 경우에는 그런 유쾌한 품성 때문에 주변에 적(敵)을 두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연 나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요즘은 ‘10년에 10억 모으기’가 직장인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인터넷 커뮤니티 포탈 사이트의 맞벌이 10년 10억 모으기라는 한 카페는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를 낳았다. 그러나, 그런 열풍 한 켠에는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무능력함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10년에 10억은 모든 샐러리맨의 공통적인 목표라는 생각에는 필자도 동감한다. 그러나, 황새를 좇는 뱁새가 되지 않으려면 10년에 10억 모으기에 동요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실천가능한 목표를 세워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태어난 환경과 살아 온 환경이 다르고 저마다 시작하는 출발점도 다르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이라면 남이 더 가진 것을 부러워 하고, 자신이 못 가진 것을 비관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재빨리 인지하고 내 삶에 맞는 재무계획을 세워야 한다. 100만원을 버는 사람과 300만원을 버는 사람의 재무목표는 같을 수 없다. 또, 결혼할 때 부모로부터 집 한 채를 물려 받고 시작하는 경우와 대출받아 전월세를 시작하는 경우의 재무목표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올해는 내 몸에 맞는 재무목표를 갖고 무장하고 실천에 돌입하자.




첫번째 실천 - 빚이 있는 사람이라면 빚부터 청산하자.

대출은 금융시장이 가지는 특징이자, 장점이다. 꼭 필요한 경우라면 대출을 통해 급한 자금을 융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잘만 활용하면 자기자본 대비한 투자수익을 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대출금리는 저축금리보다는 없기 때문에 예적금과 대출은 동시에 지닐수록 금리차 만큼 손해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 대출이 아니라면 저축보다는 대출상환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받은 대출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빚부터 청산하는 것이 옳다.



두번째 실천 - 지갑을 가볍게 해라.

교통카드 기능이라던지 영화할인 등 자신의 성향에 맞는 신용카드 딱 1장만 남기고 지갑 속을 신용카드를 비워두자. 혹, 지갑에 없는 카드라도 내 명의로 발급된 카드는 모두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변조 사고를 막을 수 있고, 늘어나는 지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은행에 신분증만 갖고 나가면 전 금융기관 통틀어 내가 발급한 카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만 하지 말고, 소지하지 않은 카드는 정리해 버리자. 전화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번째 실천 - 수입의 반은 없는 돈으로 간주한다.

저축의 비중을 높이란 이야기다. 상담을 하면서 월급이 많다고 저축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스럽게 확인했다. 막연하게 생각하면 수입이 많은 사람이 저축도 많을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이 점이 잘못됐다는 것은 맞벌이 부부를 예를 들면 확인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맞벌이는 가사를 돌볼 시간이 없는 관계로 외식이나 육아를 위한 지출이 크다. 아이를 자주 볼 시간이 없으니 물질적으로 해결 하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이해는 가지만, 어느것이 득실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아이가 없는 맞벌이부부의 경우 수입의 60%이상 저축하라고 조언을 한다. 수중에 들어온 수입 중 50%를 저축하는 습관은 종잣돈 마련에 큰 기틀이 될 것이다.



네번째 실천 - 절약하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절약이 빠진 재테크는 있을 수 없다. 지출이 큰 만큼 저축은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재테크는 큰 돈이 있어야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절약이라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때 폼생폼사(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는..)라는 유행어가 있었는데, 지나보면 폼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껴서 잘살고 결과만 놓고 비교하자. 특히, 지출에 있어서 남과의 비교는 절대로 “무의미” 하다는 사실 명심하자.



다섯번째 실천 - 손 품 파는 건 아까워 하지 말자.

인터넷은 정보의 보고이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검색어만 입력하면 셀 수 없을 만큼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재테크를 시작할 때 인터넷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보험,저축,부동산,카드,대출에 대한 상상밖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중에서 유용한 정보를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를 때까지 틈틈히 방문해 보자. 특히, 인터넷은 내가 가입하고 싶은 상품에 대해서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 적극 활용해보자.



여섯번째 실천 - 은행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말자.

살다 보면 송금 보낼 일들이 다반사다. 요즘 은행에서 송금 한 번 하려면 수수료를 몇 천원씩 내야 한다. 은행에서는 인건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직원의 손을 타는 일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왕창 부과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국민은행의 콜센터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 진출까지 생각하겠는가? 그런데, 아직도 은행에 나가 다리품 까지 팔면서 수수료를 지불해 은행 좋은 일만 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큰 낭비다. 필자는 작년 한해 은행에 낸 수수료가 불과 2,300원을 알고 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한 달에 서너번씩 송금을 보내면서 말이다. 인터넷뱅킹의 덕이다. 참고로, 국민은행의 인터넷 저축예금이나 신한은행의 블루넷 저축예금 통장은 인터넷 거래시 단 한푼의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일곱번째 실천 - 금융기관 직원과 친하게 지내라.

재테크가 뭔지 모르겠다 싶으면 일단 은행직원이나 보험사 FP들과 친하게 지내라. 애교있게 말이다. 아마, 떡이 생길 것이다. 재테크에 ‘재’자도 모른다 말하는 사람들은 특히 명심해야 한다. 사실 아직까지 세금우대니 비과세니 보장성보험이니 하는 상품들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럴 땐 금융기관의 직원들과 친해 놓으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을 받을 수 있고, 신상품이 나오면 먼저 추천 받을 수도 있다. 친한 사람에게는 먼저 알려주고, 더 많이 알려주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이니 이점을 활용하면 재테크 생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부자’꿈을 꾼다. ‘부자’ 의 기준은 이 글을 읽는 독자 자신이 세워 봤으면 좋겠다. 10억이 있어야 부자라면, 필자는 외형적 부자는 아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즐겁게 살려고 하므로 마음만은 이미 부자이다.



2004년 한해는 작은 실천을 실행하면서 누구나 ‘유쾌한 부자’ 가 되는 길을 함께 걸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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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04/03/31 09:50 2004/03/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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