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립하지 않으려는 의지는 균형감을 자꾸 생각하게 한다.
합리적인 판단과 조화로운 결정 사이에는 많이 차이기 있지만
여기서 그것에 대해 긴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최근 몇 차례 한 가지 기술적 이슈에 대해 자문 요청을 받았다.
자문을 할 수록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나는 A라는 툴을 싫어한다.'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최대한 완곡하게 이야기 하면서, 내면에서는 그렇게 말하려는 욕구를 달래고 있다.)
기술과 툴 자체에 대해 공부하는 위치에 서면
스스로 세운 어떤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술/툴에 대해서는 비판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를 위한 항변이지만...
반대 편으로 돌아서보자.
A가 아니라면 대체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사실 A에 완전한 비교 우위를 점하는 어떤 툴을 써보지 않은 이상
다른 어떤 툴도 지지하기는 힘들다.
또한, A라는 툴을 공급하는 업체와 그 직원들까지 생각하면 더 신중하게 발언해야 하기에
섣불리 A가 나쁘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이런 류의 자문은 대개 급작스러운 순간에 구두로 물어오는 경우가 많아
말을 하면서 판단도 해야 한다.
여기서 최선 안은 무엇일까?
몇 차례 이런 경우를 겪으면서 내가 도출한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직접 해보지 않은 단순한 느낌이나 어디선가 들은 얘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모호한 지식을 풀어놓다 보면 스스로의 선호가 개입되기 쉽고
자칫 별 근거도 없는 주관적인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2. 가능한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자문을 받는 의뢰인은 몰라서 묻는 것이다. 따라서, 오해의 소지가 존재한다.
구체적일수록 오해의 폭은 작고
추상적일수록 오해의 폭은 크다.
3. 차분하게 발언의 폭을 조절하여 리듬을 유지하라.
혹시 상대가 조급하여 질문 공세를 하게 되면
호흡 조절없이 정신없이 답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유를 잃어 충분히 생각하면서 발언할 기회를 놓친다.
답변 와중에 한번 쯤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갖을 수 있다면
분명 더 진솔한 답을 낼 수 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