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고갯마루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나
고달픈 객지를 말똥처럼 구르며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온 상처 입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갓길로 비켜나 땀을 들이며 숨을 고르던 곳.
옷 보퉁이 하나 달랑 가슴에 안고 먼 타관으로
시집가던 누나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멈추어 서서 흐느끼던 장소.

우리의 어린 시절의
정서를 세척시켜주었던 고갯마루가
그러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고 말았다.


- 김주영의《젖은 신발》중에서


* 고향땅은 시공(時空)을 초월합니다.
호호백발이 되어도 한 순간에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파리나 뉴욕에 살아도 명절이면 눈 앞에 어른거립니다.
금의환향을 꿈꾸며 떠났던 고향집 고갯마루,
잘 되어 돌아와 효도하리라 다짐했던 곳,
그 고향집 고갯마루에 다시 올라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Posted by 홍반장

2010/02/12 09:59 2010/02/12 09:59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tcbs17.cafe24.com/tc/rss/response/4986

Trackback URL : http://tcbs17.cafe24.com/tc/trackback/4986

« Previous : 1 : ... 1469 : 1470 : 1471 : 1472 : 1473 : 1474 : 1475 : 1476 : 1477 : ... 6391 : Next »

블로그 이미지

- 홍반장

Archives

Recent Trackbacks

Calendar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tatistics Graph

Site Stats

Total hits:
251998
Today:
726
Yesterday: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