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나는 오로지 장바구니에만 관심이 있었다.
"엄마 내 운동화 사왔어요?"
"다음에 꼭 사올게."
"운동화 다 떨어져서 창피하단 말이예요."
엄마의 장바구니엔 우리가 쓸 칫솔과 아버지 속옷
그리고 우리 식구가 먹을 찬거리뿐이었다.
내 나이 서른이 넘어 이제야 물어본다.
"엄마, 엄마가 쓸 것은 왜 하나도 없어요?"
- 심승현의 《파페포포 투게더》중에서 -
* 어머니를 생각하면 낡고 꼬질꼬질한
속옷부터 생각납니다. 비단옷을 감고 싶은 마음이
어머님인들 왜 없으셨겠습니까. 어머니가 되신 순간부터
모든 새 것, 좋은 것은 당신 것이 아니게 되었고,
어머니 몸에 걸쳐진 것은 언제나 낡고
때묻은 그 속옷뿐이었습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