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내려가는 버스의 행선지는 낯설었고,
도착하니 이또한 맑은 공기이긴 하나 낯설음에 뭔지 모를 즐거움에 이미 젖어가고 있었다.
새벽녁 주린 속에 부침과 막걸리는 밀어넣고 잠자리에 들자마자 이미 몸은 올라가는 길을 오르고 있었다.
이른 아침 문열린 아무개 식당에서의 산채 비빔밥과 올갱이 해장국은 맛있었다.
한 시간으로 예상했던 정상의 시간은 2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문장대를 만날수 있었다. 마지막 돌계단의 압박은 사뭇 다름이 없는것이 현재 우리가 맞서온 시간과 다름이 없었다.
문장대에서의 시간은 짧았지만, 그 느낌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마음 가득 찼다. 이제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날들도 이런 기쁨이 밀려오겠지?
그렇게 다시 오른만큼 내려와 법주사를 향했다. 하산길 중간의 저수지 즈음에 더덕막걸리 한사발은 끌맛과도 같은 달콤함과 몸속 쳐져있던 기운을 북돋아 주는거 같다.
한 통 사오고 싶었으나, 어찌 서울서 먹으면 그 맛이 나겠오?
법주사로 향했다.
거대한 거짓 또는 진실의 불상이 서 있다.
이건 무엇인가? 인간의 인간을 부르기 위한, 만족하기 위한 것인가?
불심은 마음에 있다 했거늘, 눈을 속이는 거대한 불상만이 나를 압도하는것이 내심 맘에 들지 않는다.
호안석,터키석 팔찌를 하나씩 차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기다리며 지난 밤 막걸리에 파전을 먹었던 장소에서 산채 정식세트를 먹었다. 이름을 알리 없는 상을 채우고 있는 온갖 나물은 채워넣고 떠났다. 언제 다시 올까 하는 질문을 남긴채.
종로5가 사거리 입구에서 걸어들어가면 여러 가게 들있다. 그중 내가 관심이 가는 곳은 생선가게? ㅋㅋ
드뎌 광장시장 중앙사거리에 도착.
순대, 빈대떡, 막회 등 온갖 먹거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나 밝혀져 있는 등불이 감춰진 식욕을 불러내기엔 충분하다.
내가 단골로 가는(가면 여기만 간다.) 모녀횟집이다.
나의 단골 핫아이템은 역시 막회.
2만원 막회 하나면 말이 필요없다. 가격은 양에 따라서 조절 가능하다.
큰 문어다리가 시선을 압도하는데, 난 사실 문어는 남해산 작은 문어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런 큰문어는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막회의 모든 매뉴는 다 맛있는거 같다.
활어회만 먹던 사람들은 그 맛을 알란가 모르겠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니.
숙회는 나름 숙회의 맛이 있다고나 할까?
이런~ 정신없이 먹고 이제서야 메뉴를 사진찍으러 하다니.
거진 다 먹어보리고 빈접시만.
아주머니에게 얘기하면 옆집의 빈대떡도 같이 시켜먹을수 있다.
광장시장에서는 자신의 가게 메뉴가 아니라도 같이 시켜먹는게 허용된다. 그것 참 좋은거 같다. 회 못먹는 사람은 다른거 먹으면 되자나.
먹고 일어나서 나오는데 보이는 빈대떡집.
너무 노릇한게 완전 군침나온다.
나오는길에 돌아보니 사람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청계천과 어울리는 맛집골목이 아닐까 한다.
언제나 지나다니며 눈팅만 하고 잇는 '은성횟집'
여긴 회를 먹고싶다기 보다 항상 가게 앞에 쌓여있는
곤이 듬쁙들어간 셋팅이 눈에 뛰는 매운탕 냄비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런데, 아직 먹어본적은 없다. 직감상 여긴 상당히 맛있을거라는 느낌을 버릴수 없다. 언젠간 꼭 한번 먹어보리라.
버스정류장에 '지킬엔하이드'광고가 눈을 사로잡는다. 오리지널팀이 와서 공연한다고 벌써 매진사래인데.
이렇게 광장시장에서의 만찬을 마치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