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나 죽을세라 벌벌 떨고 남의 고통보다
내가 당할 손해를 계산하기 바쁘고 선뜻 선심 한 번을
쓰는 법이 없다. 설령 누군가에게 몽땅 주어 버렸다고 해도
내 것이 나간 흔적이 없을 텐데 풀 한 포기조차 움켜쥐려고
아둥바둥대는 나를 꿈에서까지 보고 산다.
'다음 번 꿈에는 멋진 사람이 되어 봐야지'
내심 기대를 하지만 아직도 꿈에서는 현실의 내가 판박이로
찍혀 나온다. 그러는 나에게 눈을 감은 꿈이 말하는
듯하다. '여보게, 눈떴을 때 멋진 사람이
꿈에서도 멋진 법이라네.'
- 이명선의《북쪽이 아니라 위쪽으로》중에서 -
* 누구에게나 자화상이 있습니다.
자기가 그린 그 자화상이 자신의 무의식 안에
'마음의 무늬'를 그려내고, 그 마음의 무늬가
얼굴에, 말씨에, 눈빛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다가 어느 때는 꿈에도 나타납니다.
무의식 속의 무늬가 일그러져 있으면
일그러진 채로, 멋있게 그려졌으면
멋있게 꿈에 나타납니다.
꿈은 정직합니다.
Posted by 홍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