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은 福을 부르기 보다 禍를 부른다.



나는 복권을 매우 싫어한다. 내가 복권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환급률이 50%라면 100원에 산 복권은 사실 50원의 가치 밖에 없는 상품이다. 즉 100원을 주고 50원짜리물건을 사는 것과 같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복권을 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나 본 부자들도 역시 복권은 사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복권의 기대값

복권에 대해서 수리적으로 좀 더 살펴 보자.

세금 및 관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복권의 가격은 복권당첨 기대값과 같아야 한다. 이를 수식으로 풀어보면 “복권 판매수입금액 = 복권 당첨금 지출금액”이다.

예를 들어 10명이 100원을 주고 복권을 구입했다면 복권 판매수입금은 10 X 100원 = 1,000원이다. 이 1,000원이 당첨금으로 모두 지출이 되므로 복권을 구매한 사람이 당첨금으로 받을 기대값은 “당첨확률 X 복권판매수입”과 같다.



따라서 복권판매수입(1,000원)을 모두 복권당첨금(1,000원)으로 지급할 수 있다면 당첨 확률은 1/10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100원을 주고 100원의 물건을 사는 것과 같다. 만약 복권의 구매에 대한 기대값이 이러하다면 합리적인 게임이다. 그런데 현실에 있어서는 복권당첨금에서 각종 복권사업에 관련되는 제 비용을 공제하므로 당첨확률이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제비용으로 50%가 소요되어 환급률이 50%라면 당첨확률은 1/20으로 낮아진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복권당첨자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 주민세 포함 22%이다. 이러면 100원짜리 복권의 현실적인 기대값은 39원으로 쪼그라들고 만다. 만약 벼락을 두번 맞을 확률과 같다는 1등에 당첨되었더라도 복권 당첨금을 친지나 자녀에게 주게 되면 증여세까지 내야 한다. 30억이 넘는 부분은 증여세율이 50%이다. 남는게 없는 장사이다. 현재 환급률 현황은 주택복권 50%, 경마와 경륜이 70% 수준이다. 결국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살 수 없는게 복권이다.



서민이 복권을 사면 안되는 이유



그래도 현실은 복권 열풍이다. 복권의 열풍이 현실이라고 체념하기에는 너무나 서글프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복권의 구매층의 다수가 서민이라는 사실이다. 경마고객의 절반 정도가 월소득 300만원 미만이다. 경륜은 월소득 200만원 이하 고객이 70% 수준이다. 로또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유사하리라고 본다. 서민끼리 서로 돕는 차원에서 복권을 사준다면 다행이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복권 판매금액 중에서 상당부분이 세금으로 흡수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사행성사업들을 유치하고자 애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세금은 일단 거둬지면 누구에게 거두었는지를 따지지 않고 쓰이는 만큼 서민이 돈을 모아 부자들이 낼 세금을 도와주는 형국이다. 부자가 나라를 운영하는데 부족한 재원을 낼 수 있도록 서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가 대우를 받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갈 의무도 우리에게 있다. 2003년 부동산에 대한 세금인 종합토지세로 1조 5천억원이 걷혔는데 도박산업 재정수입은 3조 8천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무척이나 올랐지만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토지관련 세금이 이 정도인데 왜 우리는 도박으로 세금을 내지 못해 안달이 나있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복권비용을 과연 푼돈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왜 복권을 사게 되는 것일까. 복권을 구매하는 가격이 낮아서 포기할 수 있는 비용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마치 담배를 구입하듯이 순간의 니코틴을 빨아들이는 기쁨을 위한 저렴한 비용지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일주일을 기다리는 대박의 설레임을 위해 많지 않은 비용이라고 자위하는 걸일까. 그러나 냉혹한 현실을 돌이켜 보라. 복권은 당첨되지 않는다. 몇천원의 복권구입 비용을 우습게 보지 마라. 그 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업무관련 책을 산다면 우리는 부자가 되는 길에 조금 더 가깝게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거주하는 곳의 지도를 사서 연구하는 것이 여러분을 미래의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당첨되지도 않을 복권 추첨을 기다리는 것 보다 출근길에 경제신문을 읽는 것이 여러분을 부자로 인도할 것이다.



부자는 복권을 사지 않는다



부자는 복권을 사지 않는다. 단순히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자는 행운을 기대하기 보다는 노력에 승부를 건다. 자본주의가 성숙할수록 이점은 더욱 중요하다. 제가 모시고 있는 고객 한분은 오로지 저축으로만(정말로 부동산 투자 없이) 부를 축적하신 분이다.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시다 보니 불필요한 지출이 없어 장기적인 저축계획을 착오 없이 실천해 낼 수 있었고 오늘날 부자가 되신 것이다. 그분께 복권에 대해 물어본다면 당장 이런 답이 날아온다. “복권은 미친짓이다” 소소한 푼돈이라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아끼고 저축하며 인내하면 비로소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복권에 기대에 우리의 미래를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다.



부디 오늘부터라도 복권을 버리시길 바란다. 특히 여러분이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하신다면 더욱 더 그렇다. “복권은 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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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홍반장

2004/03/31 09:41 2004/03/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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