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

마음을 지키고
입을 지키고 또 몸을 닦아라.
세상살이 안위는 처신에 달렸다.
벗을 택하고 이웃을 택할 때 덕 있는 사람과 친하라.
허영과 탐욕은 결국 목숨을 해치고
바르지 않게 재물을 취하면 도리어 몸을 해친다.
사람을 원망하지 마라. 화복은 자신이 직접 구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구하지 마라.


- 박노협의 시문집《구름 속에 밭을 갈며》중에서 -


* 한 옛 선비가 자손에게 남긴 유훈입니다.
처신을 보면 그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이 보입니다.
살아온 과거가 보이고, 현재가 보이고, 미래의 모습도 보입니다.
순간순간 드러나는 처신의 주체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며
그 결과와 책임도 오직 자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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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08:39 2008/03/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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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는 증거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는 창조적인 상상의 세계의 도움을 입어,
그제야 비로소 우리의 유년기를 갖게 된다.

유년기란 우리 어린시절에 대한
감동스러운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시간이 아니고,
성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간도 아니다.
오히려 청춘을 완전히 손안에 쥐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어가야만 한다.


- 피에르 쌍소의《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중에서 -


* 이따금 시골집에 갈 때면
매번 어린 시절 기억속의 냇가며, 버들이며,
바람이며, 그런 풍경이 또렷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은 온통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었지만 맨땅이었던
그 시절의 길을 지날 때마다 머릿속에 아름답게 그려지는
추억들은 더욱 견고한 내적 관점을 갖게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가 분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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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08:29 2008/03/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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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날씨가 좋을 때면
산책을 즐기지만, 춥거나 흐릴 때면
집 안에서 서로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
"다른 부부들도 이럴까요?"
그가 밝고 경쾌한 노래를 부르면 나는 그의 주위를
뱅뱅 돌면서 사뿐사뿐 춤을 춘다. 이렇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다 지쳐 잠자리에 들 때마다 꼭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 감사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며 손을 마주잡는다.


- 미우라 아야코의《감사해요, 고마워요》중에서 -


* 이게 바로 사랑입니다. 행복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잠시 마주 잡은 손이 그날의 기운을
말없이 전해줍니다. 감사해요, 고마워요란 한 마디 말이
하루의 모든 피로를 씻어줍니다. 마음을 녹여
굳어버린 관계를 풀어주고, 식어버린
사랑을 다시 덥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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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 12:01 2008/03/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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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으로

독약 같은 절망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잔 속에 몰래 넣어주는 것.
희망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거야...
다시 처음이었던 때로 돌아가보는거지...
그때도 그랬어...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거든...
난 정말 거기서 끝난 줄 알았거든...
이제 다음 번은 없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잖아...


- 정헌재의《완두콩》중에서 -


* 절망의 끝자락에
보석처럼 매달려 있는 것이 희망입니다.
끊긴 길 너머에 새로이 펼쳐져 있는 것이 희망입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싶을 때 맨 처음 자리로 돌아가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희망입니다.
세상에 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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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0 09:08 2008/03/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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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물질적인 재물에 대하여 자유로운 사람은
그것을 타인을 위하여 이용하고
시간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은
그것을 타인을 사랑하는 데 사용한다.


- 쥴리아나 마르티라니의《마리아 로메로》중에서 -


* 진정한 자유인은
자기가 자기를 놓아주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여 너무 꽉 붙잡고 있으면
도리어 자기를 잃게 되고, 자기를 잃으면 그 어떤 돈,
시간, 권력, 명예를 많이 쥐고 있어도
진정한 자유를 얻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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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9 09:39 2008/03/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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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그들은 정말로 좋은 친구였다.
그들은 짓궂은 장난을 하며 놀기도 했지만,
또 전혀 놀지 않고도, 전혀 말하지 않고도 있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함께 있으면서 전혀
지루한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 장 자끄 상뻬의《얼굴 빨개지는 아이》중에서 -


* 좋은 친구는 조금 남다릅니다.
각자 자기 일을 가는데도 뜻이 같습니다.
각자 다른 길을 가는데도 방향은 같습니다.
그래서,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하고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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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9 09:16 2008/03/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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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게 가는 것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사막의 낙타는 천천히 가기에
무사히 목적지에 닿을 수 있지 않습니까.
무엇이든 과정이 있는 법이고,
그 과정을 묵묵히 견뎌낸 사람만이
결국에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정하의《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중에서 -


* 빠른 속도, 빠른 성장, 빠른 성공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하루살이 곤충은 하루만에 자라
하루만에 사라집니다. 거목(巨木)은 백년 천년 더디게
자라지만 마디마디 굳건함과 풍성함이
따를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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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7 13:19 2008/03/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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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누군가 스승에게 물었다.
"당신과 제자들은 어떤 수행을 합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우리는 앉고, 걷고, 먹는다."
"하지만 선생님, 모든 사람들이 앉고, 걷고, 먹지 않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앉아 있을 때, 우리는 앉아 있다는 걸 안다.
걸을 때, 우리는 걷고 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먹을 때,
우리는 먹고 있다는 걸 안다."


- 김범진의《행복한 CEO는 명상을 한다》중에서 -


* 틱낫한 스님의 일화입니다.
수행은 일상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일상을 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앎이며,
그 의미도 안다는 뜻입니다. 내가 왜 앉고, 걷고,
먹는지를 아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깨닫게 합니다.
오늘을 사는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를 명상을 통해
깨닫고 알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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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5 21:34 2008/03/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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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던지는 기술

해변에서 지내는 동안
사람들은 먼저 벗어던지는 기술을 배우게 된다.
얼마나 많이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적게 지니고도 살아갈 수 있는가를 배운다.
먼저 옷이다.
얼마나 홀가분한가!
그러면서 사람들은 옷만이 아니라
허식까지 벗어던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앤 모로 린드버그의《바다의 선물》중에서 -


* 해변은 벗어던지는 기술을 연마하는
좋은 마당입니다. 그보다 더 좋은, 더 넓은 마당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품입니다. 당신 앞에서는 온갖 허식과 체면과
부끄러움까지도 죄다 훌훌 벗어던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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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4 09:42 2008/03/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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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사람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이에 반비례하여 시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삶이다.
그리고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간이기 때문이다.


-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의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중에서 -


* 시간은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갑니다.
마냥 주어진 것 같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번 지나가면 끝입니다.
시간의 낭비는 생명의 낭비이며, 자기 삶을
허비하는 엄청난 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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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3 09:53 2008/03/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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