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청약통장 가입자 현황과 앞으로 주택공급 전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1순위자 210만명 중에서 부금과 예금가입자가 187만명인 반면, 청약저축 가입자는 23만명에 그친다. 게다가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주택 공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2005년쯤 공급되는 의왕 청계, 광명 소하, 고양 행신2지구, 성남 도촌 등 11개 지역에서도 전체 5만여 가구 중 55% 이상이 국민임대주택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대부분 그린벨트 해제지역으로 도심접근성, 친환경적 요건 등이 돋보이는 지역들이다. 판교 신도시에도 약 6천가구 이상의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설 전망이다.
청약저축은 소형아파트 청약에만 쓰인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주택을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청약부금으로 청약할 수 있는 규모와 똑 같다. 다만 청약저축은 공공주택(흔히 말하는 주공아파트 등)에, 청약부금은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청약저축 가입자가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되고 나서 다시 공공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단, 5년 후에 일반분양하는 임대주택에 당첨된 경우는 청약통장의 효력이 상실된다.
민간건설 국민주택청약에 유용한 청약부금도 아직 희망이 있다. 35세 이상 5년간 무주택세대주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소형평형 의무비율 공급제에 따라 대형평형을 노리는 사람과 1주택을 소유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었다. 무주택 우선공급제의 혜택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분양가가 낮을 때는 웬만하면 40평형, 50평형 아파트에 청약하여 중도금대출 등을 동원하여 내집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앞으로도 분양가가 지금처럼 고공비행할지 의문이지만 분양가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무주택자가 처음 마련하는 집이 40평형대 이상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평당 분양가가 1천5백만원일 경우 40평짜리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6억원이 필요하다. 우선은 작은 평형에 도전했다가 큰 평형으로 바꿔타는 전략이 요구된다. 방 4칸짜리 아파트에 살겠다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청약저축이나 부금통장이 없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최고 3백만원만으로 1순위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청약이 지연되더라도 자금부담이 적은 편이다.
Posted by 홍반장